기타

나는 사이비였다

첯발자욱 2020. 3. 11. 22:26



  • 사이비
  • [장단음] 사ː이-비 [주제별] 이중성 숙어
  • 닮을 사
  • 말 이을 이, 능히 능
  • 아닐 비/비방할 비

내가 시골로 이주해 온지가 18년째다

나름 밭떼기 쬐끔 갇고 이것 저것 심어 밭농사를 하다보니 내가 농사꾼인줄 알았는데

사실 알고보면 농사꾼은 커녕 완전 사이비 농사꾼이다


웬고하니 농사를 지었으면 뭔가 수확이라도 해야하는데 별로 수확한게 없어면서도

봄만되면 농사짖는답시고 밭에 나가 하루종일 땀흘린다


어느해에 초석잠이라는 약초를 심어 수확기에 몇 뿌리 케어다 씹어보니 여~~~엉

입맛에 맞지않아 그냥 내버려 뒀다가 이듬해에 곤드레를 심느라 다 갈아 엎었다


그리고 곤드레는 심어놓고는 한참 여린 잎이 돋아 수확해야 할 시기에 아쉽게도

년중 산삼이 가장 잘 보이는 시기라 산에 다니느라 가보지 못하고 결국은 잎새가

억세져서 한 잎도 따 먹지 못했다


한쪽에 도라지를 심어 몇 년을 잘 키우다 장마시기에 산에 다니느라 열흘남짖 가보지

못했드니 잡풀이 도라지를 완전 덮어버려 도라지싹대가 다 녹아 지고 있어 수확도

못해보고 말았다


재작년엔 고구마를 심었드니 고라니가 내려와 싹을 잘라 먹으니 농사가 안된다

예전에 한 번 글을 올리고 얘기 했지만 밭 둘레에 고라니 방어용 울타리를 치려고

했더니 아내가 " 그 놈들도 오죽먹을게 없으면 그러겠냐  좀 뜯어먹게 내버려 둬 "

하는 소리에 그냥 뒀더니 수확기에 보니 정말 고구마가  한 알도 맺히지 않았었다


그래서 작년엔 할수 없이 울타리를 쳤다면 순 잘라주기도 하고 관리를 좀 해야 하는데

산에가고 자전거타기에 바빠 수확해 보니 겨우 손자 고추만한 녀석들로 3박스 켔다


아침에 쓰레기 버리려 나갔다가 아파트 화단을 보니




코로나 때문에 마음이 움추러져 그랬는지 아직 봄은 저 만큼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가까이 와 매화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 아닌가


                                       아 !....  봄이 왔구나,,,,.

                         그래서 농기구 챙겨들고 밭으로 나갔다




                           망을 친 곳이 작년에 고구마 심은 곳이고 앞 쪽은 풀때문에

                            포기하고 한  해 묵혀 둬 완전 잡초밭이 되어있다 





           매년 풀에 지쳐 작년엔 아주 부직포를 쫘악~~~~~~~~~~ 덮어 단호박을

심었는데 겨우 5개 수확하여 먹었냐? 하면 먹지 못했다  왜? 냐구?.....


그냥 베란다에 너무 오래뒀더니 완전 물러져 물이 질질 흘러 내리더 구먼... ㅠㅠ

내 습성이 뭐든 해다 놓고는 그것으로 끝이다

능이를 따 놓고도 냉동실에 몇 년 전께 쌓여 있기도 하고 작년에 가져온 죽순도

그대로고 ......  고구마 하나만 그런대로 먹어주고 있을 뿐이다


올해도 단호박을 심을까하고 밭을 보니 부직포를 뚫고 올라 온 잡초로 완전 엉망이다

이러니 내가 사이비 농사꾼이라는 거다  이것 저것 농자재구입하여 심었어면

수확하여 최소한 본전은 뽑아야 하는데 수고비는 커녕 모종값도 못하니..... 


                       마음 다잡고 올해는 제대로 해야지 하며....




                                         깔끔하게 정리 했다 ㅎㅎ


그럼에도 완전 엉터리다 구덩이 파기 싫어 3m 간격으로 듬성 듬성 파고 말았다

해마다 봄이면 이 짖을 하며 올해는 제대로 농사 지어야지 하고는 꽃피고 새우는 5월이 오면

자전거로 전국을 헤메고 산으로 들로 약초산행하다 가을 능이버섯철이 끝나야 하산하니...


그렇다고 올해는 코로나 땜시 더 더욱 어디 갈곳도 없는데 이거라도 하며 시간 떼워야지

어쩌겠노?....


                   ---------  2020년  춘 삼월 사이비 농사꾼이 반성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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