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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글.......4 (참패2)

첯발자욱 2009. 3. 17. 22:19

뜨글......4 (참패 2)

"하지만 어쩌겠는가?

하루 이틀 꽝친것도 아니고 산에 다니는 사람이 보고 못보고에 연연할수는 없잖는가?

암튼 산행을 끝내고 일행들과 헤어져 가까운곳엔 묵을만한 곳이 마땅찮아 금산으로 왔지

 

내 사는곳이 시골이다 보니 술한병 담고자 해도 마땅한 술병 구하기도 힘들어 이참에 금산약초시장에

들려 마음에 드는 술병이나 몇병 사려든 참이였지

안되는 놈 엎어져도 코깨진다고 하필이면 약초시장이 열흘에 한번 쉰다는 날이라 모두 문을 닫아버렸지 뭐겠어.......

결국 병도 못사고 찜질방에 들어가 내일 구광자리에 가면 4구대가 나를 반겨주리란 희망을 갖고

잠을 청했지...... "

 

사내는 다시 술잔을 집어들어

"어이~~ 이보게 젊은 양반 세상에 공짜는 없는법이니 얘기 마져 들을려면 여기 술한잔 따라 보시게" 하며 잔을 내민다

그리고 털복숭이 사내에게도 한잔을 따르게 하여 잔을 부딪히고는 쭈~욱 들이킨다

 

" 찜질방에 누워있자니 오늘의 참패가 여~엉 마음에 걸리잖겠어

나야 뭐 괜찮지만 같이 간 오다란 친구가 맘에 걸리는겨..... 내가 심을 가르킨 친구거든.......

사부로서 체면도 있고 말이야......

그래서 전화해서 "작년에 내가 마당심 본자리 낼 가서 마져 켈건데 같이 갈거면 오라" 고 하여

이튼날 아침에 약속장소에서 만났지

 

이친구 철석같이 믿고 온거지....ㅎㅎㅎ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 그자리가 어떤곳이냐 하면 작년 어느 번개모임에서 남들 꽝치고 내려올때

내가 17뿌리 가져와 몇뿌리 줬었지 그라고 내년엔 함께 가자고 약속도 미리 해둔터라 기대를

잔뜩하고 왔지

 

새벽같이 산밑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배낭속으로 가져온 심통 2개를 챙겨넣었지.....

이게 동티를 냈나 봐 ... 욕심도 컷지.. 심통을 2개씩이나 챙기다니 산신님이 곱게 봐주겠어?

 

출발하려고 네비게이션을 끄내 켜보니?

아??~~~~~~~~ 미쳐버리겠드만......

네비에 포인트가 찍혀있질 않는 겨......

작년에 아마 마당을 본게 너무 당황하여 열심히 케기만 했지 네비에 포인트 찍는걸 깜빡했나 벼~~

돌아 버리겠지만 어쩌겠는가? 기억을 더듬으며 산을 타기 시작했지

?....

?....

?....

?....

?....

 

쓰벌~~ 모르겠데.....

그때 일행들과 떨어져 사브작 사브작 혼자 생각없이 간길이라 도무지 어디쯤인지 알수가 있어야지,,,,

 

내 원래 산에 가면 내가 간길 거의 그대로 되돌아 나올정도로 산길에 밝건만 이번엔 어찌된건지

도통 알길이 없더란 말이여....

 

기억나는 건 산 아래 도로변 계곡개울에 펜션이있고 그때가 어린이날인가해서 놀려 온 어린애들      소리가 많이 들렸다는것과 너덜바위가 깔린 게곡에 낙엽송이 우거진 곳이라는것 밖에는 없고...."

 

이 대목에선 사내도 속이타는지 옆의 물주전자를 들고 주둥이에 입을 댄채 벌컥 벌컥 몇모금 마신다.

그리고는 다시 담배를 빼어 물고는 한숨을 푹~~쉬어버린다

 

옆에 앉은 초보자는 그게 자신의 잘못인양 기가죽어 가만히 사내의 하는짖을 보고만 있다

이때 또다른 사내가 "해임요~~ 그랑께 켔다는거요? 못겠다는거요?  얘기하다 말고 뭐하요~"

하고 한마디 거든다

 

" 아~ 기다려 봐 이사람아 뭐가 그리 급한겨?..... 아직 초저녁이구만...."

하고는 다시 담배만 태운다

 

한참을 걸려 담배를 부벼끈 사내가 다시 입을연다

" 나~아참! 그땐 분명히 낙엽송있는 계곡은 그곳뿐이였는데 말이여 그날따라 가는 계곡마다

낙엽송이요 마른  계곡인겨.....

여긴지 저긴지 둘이서 몇시간을 넘어갔다 되돌아치고 넘었다 되돌아치고 하기를 몇번을 했는지

말도마~~  몇시간을 그러고 있다가 시원한 산소그늘에 앉아 잠시 쉬면서 옆눈길로 오다를 보니

완전히 실망한 눈빛이여

왜 안그렇겠어?.... 작년에 내가 가져온걸 봤겠다. 산길에 밝은 사부가 안내하겠다... 따라다니기만

하믄 4구대로 몇십뿌리를 볼 참이였는데 ... 네비에 찍히지도 않았지 사부답잖케 헤메고 있지...

완전 벌레씹은 표정이지 뭐여~~~

난 또 나대로 미안하드만.....  그러나 우짜것는가......

한참을 쉬고 아무래도 저 큰 능선을 넘어야 맞는것 같다며 멀리 보이는 능선을 갈 요량으로

일어서니 이친구 하는 말이

"난 여기서 돌다 내려갈테니 혼자 간다 오게" 하는거 아닌가  나아~참 ....

아마 이친구 속으로 그랬을거야 내가 가자하면 --- 가나봐라 가나봐라 가나봐라--- 하고 말이야....ㅎㅎㅎ

 

할수없이 3시에 하산하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혼자 나섰지.....

처음 넘어왔든 능선으로 되돌아가 출발점을 다시 잡고 옛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내 뭐랬는지 알어?

" 흥 사부를 못 믿는단 말이지??..... 좋아 내 기어이 찿아서 4구고 지랄이고 오행까지 모조리케와서

보여만 주고 한뿌리도 안줄겨....."

그러면서 주나봐라 주나봐라 주나봐라  하며 갔지......

쓰~벌

근데 보여야 주든 말든하지...... 그렇게 한참을 가다보니 조금씩 생각나는 겨....

마른 돌무더기가 있고 낙엽송이 있고.... 그때와 다른게 있다면 계곡쪽에서 애들소리가 들리지 않는것 말고는 꼭 그자리 같은 계곡을 만났지

옳타!! 찿았다 하며 신나게 계곡을 찿아 내려갔지....

.

.

.

.

.

그런데 아무리 찿아도 안 보이는 겨.....

몇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봐도 보이지 않고.... 이 계곡이 아닌가? 하고 보면 맞는것 같고

맞는가? 하고 보면 아니것도 같고.... 미치겠더구먼...

생각해보게 그냥 산행이라면 천천히 살펴가며 가니 지치지도 않지만 이곳인가? 저곳인가? 하고

찿으려 다니려면 걸음이 빠른수밖에 없잖는가 하루 진종일 허겁 지겁 다녔으니 다리는 다 플렸지

땀은 쏟아지지...... 결국 계곡바닥에 털석 주저 앉아 버렸지.....

참 난감하드구먼 내려가서 뭐라해야 할지....

 

어째거나 나도 지쳤고 자리는 맞는듯도 하고... 할수없이 누군가가 깡그리 케갔다고 애써

종결짓고 하산하기로 했지

한참을 걸려 내려와  뭐... 할말있나... 찿긴 찿았는데 누군가 손탄것 같드라고 하고 말았지

 

그러니 이친구 표정이 어땠것어 이젠 사부도 못믿겟다는 표정이 역력한 겨~~~

내 속으로 그랬지.....

"흥~~ 몇일전에 30년 넘은 좋은 놈 봣다 이거지.... 이젠 사부로 부터 더 배울것도 없고 ...

하산하것다 이거지..... 그려~ 하산 혀!!! "

그러고는 여지없는 참패를 또다시 맛보고 헤어져 귀가길에 올랐지 뭐 "

 

" ㅋㅋㅋ 내 그럴줄 알았다

작년에 마당 봤다고 그렇게 자랑만 하고 한뿌리도 안 주더니 그래  남겨두기까지 해놓고  

오다랑 둘이만 갔다이거지 심뽀를 곱게쓰야지..........   ㅎ ㅎ ㅎ ㅎ "

 

털복숭이 사내가 생긴것처럼 호탕하게 웃음을 짖자 방안의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웃음을

토해낸다

 

그러자 사내는

"재미있어?     그려~~ 남 못되는거 보면 줄거운 법이지"

 

그러면서 허 허 웃음을 짖고는 한마디 한다

 

"나도 욕심이 과했지 ..... 심통을 두개씩이나 챙겼으니.....

근데 그걸로 끝났으면 나도 쫗았겠는데............. "

그러면서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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