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산죽밭에 앉지마라~~

첯발자욱 2009. 3. 16. 22:07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내 소싯적 국어시간에 잘 조는 체질이라 잠간 졸았는지

[새야 새야]의 새는 민초들을 얘기하고

[녹두밭에 앉지마라]의  녹두는 동학운동의 지도자 녹두장군을 비유하여 농민운동에 가담하지

                            말라는 것이고

[녹두꽃이 떨어지면]은 녹두장군이 농민운동으로 잡혀 처형되면을 말하고

[청포장수 울고간다]에서.... 이 대목에서 졸았는지 청포장수란 뭘 비유한건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으니 누가 아는 사람 좀 갈켜주라.....

 

 

 

"갑" 과 "을" 그리고 "병"은 최근 모두들 퇴직하고 백수인지라 살판이 났것다.

퇴직하고 백수가 되면 앞으로 살아 갈 일에 더 잠이 않오고 걱정이 될터인데 어찌된 인간들이

걱정은 커녕 아주 살판이 나 버렸다.

 

이유인즉 그간 직장에 메여 그렇게 즐기는 산행도 제대로 못하고 게다가 "갑"은 마눌에게 징집되어

교회에 끌려가야 하니 일요일산행은 꿈도 꾸지 못하고 토요일만 산행할수 있었으니 그 심정 오죽

했으리오

이제 퇴직하고 백수가 되니 얼씨구나 하고 산으로만 나 댕기는 위인이요   

 

"을"은 년초에 이미 퇴직하여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산행하여 이젠 제법 탄력이 붙었것다

 

"병"은 이미 백수된지 10년차 고참이니 완전 이력이 붙어 설악에서 오대산으로 태백으로하여

소백을 거쳐 지가 무슨 백두대간 종주 산꾼이라도 되는양 휘젖어 덕유산으로 내려 가드니 이젠

지리산까지 두루 섭렵하고 갈데 없으니 하수오니 천문동이니 하며 남해 육지끝까지 돌아다녔것다

 

낙엽은 추풍에 지고 태양은 시들어 선선하니 산행하기 딱 좋은 이 계절에 이 인간들이 집에 있으려니

좀이 쑤셔 견딜수가 있겠는 감?

 

혀서...... 갑과 을이 작당을 하는디.....

 

"보소 날씨 존데 그냥 있을끼요?"

"않 있음 어짜건디?"

 

"아 어딜가든 가야할거 아니우...."

"워딜 가자고?...... "

 

"지리산 함 갈겨? "

"그러까나?..... 근디 우리 둘이???....."

 

"병보고 같이 가자하지 뭐......"

"병이 갈라할까? "

 

"아 그친군 가자면 언제든 가잖어"

"아녀~~ 매번 꽁친다고 두번 다시 지리산 갈려면 혼자 가라며 연락하지도 말라든디.... "

 

"그래도 전화 함 해봐"

"그러지 뭐...."

 

 

그리고는 병에게 전화 때린다

"어이~ 이보시게 지리산 갈껀데 안 갈거지?"

"잉? 무시기 소리.... 나두고 어딜간단 말이여 그럼 섭섭하지~잉 "

 

"지리산은 다시 안 간다며??...."

"어허~ 큰일 날 소리 나 혼자 이 좋은 가을날에 구둘장메고 있으란 겨?"

 

이렇게 해서 복잡한 주말을 피해 남들다 출근하는 날에 셋이 어울려 산으로 3일 당직근무를

들어갔것다

 

에허~~~ 단풍 좋고~~  날씨 좋네~~~~  걸음도 사뿐 사뿐......

.

.

.

.

.

.

그렇게 하루 종일 온 산을 쏘다니다 빈손으로 터덜 터덜 그 길고 긴 골짜기를 내려온다

그래도 그들의 얼굴은 생기가 돈다 역시 공기가 좋긴 좋은가 보다

아니 그보다 꽝친게 어디 하루 이틀된 얘긴가? 허구한 날 꽝치고 다니기를 밥먹듯이 하는판이니...

이력이 났겠지.....ㅎㅎ

 

그러고도 민박집 툇마루에 앉아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동동주잔 비워가며 신 바람들이 났다 

 

이튼날 새벽별 보고 다시 산을 오르는데 어제보다 발걸음 더 가볍네....

오늘은 기어이 상황 한쪼가리라도 봐야지 하는 다짐 탓이리라

 

"어이 병아!! 오늘은 볼수있것제?"

"그럼~~ 볼겨.... 산신님이 설마 오늘도 꽝치게 할려고..... "

 

"난 주먹만 한 놈 하나라도 보면 오늘 산행 끝내고 내려갈겨...."

" 뭔 소리 왔으니 최소한 1kg 는 봐야지"

 

차~암 내.... 꿈들도 야무지네....

 

그러고 한시간여를 오르다 을과 병은  응가를 하기 위해 배낭을 내려 놓고 갑만 혼자 앞장서 간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다 뒤 쳐진 일행을 기다리기 위해 바위에 걸터앉아 담배한대를 빼 물고

걸어 온 길을 내려다 보는데 을이 혼자 덜렁 덜렁 올라오는게 아닌가

 

"병은?...."

"내려갔어."

 

"뭐? 주먹만한 거라도 하나 보면 일찍 내려 간다드니 벌써 본겨?"

"ㅋㅋㅋㅋ.........아니......."

 

"그럼 왜? "

"글씨,,, 그게..... 말하기가 좀 그렇구먼.....ㅋㅋㅋ"

 

"뭔소리하는 겨?... 왜 오다말고 되돌아 간겨?... "

"뭔일인고 하니..... 아~ 글씨 밑에서 같이 밀어내기 한판 하겠다고 옆길로 샛지 않겠어

난 큰 바위가 하나 있길래 그 뒤로 돌아 들어갔지 그리고 병은 자리가 마땅 찮은지 산죽밭으로

들어갔지 뭐여~~~"

 

"근디?..."

"아 ~ 병이 바지가랭이 내리고 앉았지 뭐여... 근디.. 그놈의 산죽밭이란게.... 좀 그렇잖은가..

뿌러진 산죽이 까칠 까칠하게 있는게... 하필이면 그 뿌러진 산죽이 그만 통꼬를 정통으로

찔렀지 뭐야..."

 

"뭐야??... ㅍㅎㅎㅎㅎㅎ " 그래서? "

"뭐가 그래서야 엉덩이가 아파 어기적 거리며 따라 오드니 도저히 안되겠다며 내려갔어...."

그러고 을은  노래 부르며  앞장서 간다

 

병아 병아 호리병아    (닉네임이 호리병이다)

산죽밭에 앉지마라

산죽대가 뿌러지면

까진똥꼬 찔렸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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