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놀부 심뽀

첯발자욱 2015. 4. 24. 19:19

1)

갑식이 을식이는 귀를 찢는듯 몰아치는 산만디를 넘고 넘어 무릅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수 시간째

강원도 험산을 돌고 돌고 있다

 

모처럼 차가버섯이 많다는 이곳을 산행지로 정하여 헤메고 있지만 이미 몸은 지칠대로 지쳐 이제 하산을 해야할 시간이 가까워 오고있다

 

이제 다음골을 만나면 하산하기로 작정하고 마지막 힘을 쏟아부으며 전진해 가다 갑은 눈이 번쩍

띄이는 것을 발견한다

두 아름이나 되는 박달나무 굵게 뻗어 올라간 기둥 7미터 지점 V 자로 갈라진 중앙에 황금빛의

덩어리.........

 

어림잠아 2kg 이 넘을 듯한 누런 황금덩어리......

갑식은 을식을 소리쳐 불러 어떻게 처리할 것 인지를 궁리하다 갈고리에 와이어줄을 달고 잡아 당겨

보나 와이어 줄이 터져버린다

 

할수없이 주변을 뒤적여 10미터가 넘는 곧게 뻗은 나무를 잘라 땀빼가며 박달나무에 붙여 세우고

찔러도 보고 밀어도 보고.... 요지부동이다

 

그러기를 한참.......

긴 산행에 이래 저래 기운이 빠진 갑식이와 을식이는 아쉽지만 포기를 선언하고 하산길에 오른다

 

2)

갑식이는 두고온 황금덩어리가 못내 아쉬워 만나는 산행친구들마다 에게

"아!~~~~~~~~~ 아낍다 2kg은 넘겠든데......"를 중얼거린다

 

3)

병식이는 이제 버섯산행에 입문하여 조금의 가능성만 보여도 전국을 헤메고 다니지만 나름

노하우가 없다보니 헛걸음이 잦은 때에

갑식이가 하는 얘기를 그냥 흘려버릴수가 없다 

 

" 형님 그가 어딥니까?  알려주이소..."

 

사정해 보지만 갑식이는 가타 부타 말이 없으니 애가 탄다

 

 

4)

봄기운이 도는 어느날 갑식은 대간종주 산악회에서 진행하는 백두대간의 한 구간을 일행들과

종주를 하다 인근지역에 예전에 두고온 황금덩어리가 생각났다

... 옳커니... 예까지 온김에......  작정을 하고는 발걸음을 빨리하여 일행들과 시간을 단축하여

종주를 마치고 함께 황금덩어리가 있는 골짜기 입구 도로가에 주차를 한다

 

그리고는 나무 잘타기로 소문난 후배에게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며 올려보내고 산불감시원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차를 1km 밖으로 빼고 기다린다

 

도로에서 200m 위 지점이니 금방 후배로 부터 전화가 온다

 

"선배님 이 나무가 맞는지 모르겠네요 있기는 있는데...."

"옆에 긴 나무를 잘라 세워뒀는데 그 나무가 있냐?"

 

"예 선배님 V자로 갈라진 박달나무 그리고 긴 나무를 붙여세워 뒀는데요 2kg 이 넘을것 같네요"

"응... 빨리 작업하고 내려와 10분후에 입구에 주차 할테니...:

 

10분후

부리나케 내려온 후배를 태우고 차는 커브길 모퉁이에 있는 산불감시원의 눈길을 벗어나

유유히 사라진다

 

..............   쩝 !!!..............

 

두고 왔단다..........

도저히 안 떨어진단다

 

5)

갑식은 요즘 병식이 만나기가 겁났었다

병식이가 만날때 마다

"형~~~~~~~~~니임~~  알려 주이소~~  " 하고 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모임에가면 또 병식이를 만나야 한다

 

저녁모임

술이 몇잔씩 들어가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병식이는 스~을슬 갑식이에게 닥아가 또 다시 조르기 시작하고

이를 본 갑식이는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병식을 쳐다보다

 

"그래 종이하고 볼펜 가져와라 지도 그려줄께"

 

종이 대령,,,, 볼펜대령.......... 그리고...

 

" 에~~~  또.....  예전에 나와 갔든 @@산 알지? "

 

"예 형님"

 

"그때 내가 하산하여 차를 가져오라 하여 탄 지점 기억 나? "

 

" 그럼요~~ 형님"

 

" 그 지점에서 저수지 제방이 있는 길로 약 200m 가면 보이는 계곡 그 계곡을 타고 200m 만

올라가면 큰 박달 나무가 보일거야"

그러면서 자세한 약도를 그려준다

 

어떻하든 병식이가 그 나무를 찿아야 한다 못찿으면 힘들게 아르켜준 보람이 없게되니 자세히도

알려준다.............   야릇한 미소를 띄며,,,,,,,,,ㅎㅎㅎ]

( 이 야릇한 미소의 의미를 아는 을식은 나오는 웃음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돌린다 ㅎㅎㅎ)

 

 

6)

병식은 버섯산행에 입문한 이래 처음 몇번은 재미를 보았으나 어찌된 일인지 요즘 산행마다

꽝이다  그런차에 이렇게 약도를 받아들고 보니 마치 보물지도를 입수한 기분이다

 

귀가하기가 바쁘게 단짝 정식에게 전화하여 내일 출발을 지시하고 잠자리에 든다

 

 

이튼날 병식이와 정식이는 신바람이 나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목적지에 도착하여 산행지입구를

둘러보고 산불감시원의 눈길을 피할수 있는 주차지점까지 확인하고 주차를 시키고

입산한다

.....  산불감시원의 근무장소에 주차지점까지 상세히 알려 준 형님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입산하여 200m를 오르자 문제의 박달나무가 떠~억하니 버티고 있지 않은가

물론 그 사이엔 2kg 이 넘을 듯 한 황금덩어리가  햇빛을 받아 더욱 더 고색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버섯산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누런 황금빛을 보는 그 순간의 기분은

이루 말할수 없이 큰 희열감을 주는 법

병식이 역시 가뭄에 단비 만난듯 갈증이 확!~~  풀리는것 같았다

 

정식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벌어진 나무틈새에 오른 병식이...

 

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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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닝기리........

 

 

7)

매주 갖는 산행친구들의 저녁을 겸한 술자리

병식은 갑식을 만나자 마자

 

 "형님~~  그럴수가 있습니까?"

 

"뭘?..."

 

"형님은 알고 있었지요?

 

"응.. 알고 있었지 ...  백두대간 뛰는 후배도 도저히 안 떨어지는 거라고 하든데... 그때 알았지"

 

" 상황 한덩어리 보겠다고 그 먼길을 갖는데.... 나무옹이를 상황버섯이라고 가르켜 주다니...."

 

" 웬 상황?...  난 상황이란 말 한적 없는데....... ㅋㅋ...  그냥 2kg가 넘는 누런 황금덩어리라고 만

했지

 

위에 글 다시 읽어 봐 어디에도 상황버섯이라고 말한적 없어   ㅋㅋㅋ "

 

믿거나 말거나....... 

 

또 약도 필요한 사람 없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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