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할배 심술땜시 죽겠네....

첯발자욱 2009. 6. 4. 20:10

갑식이는 요즘 심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스을~슬 지쳐가는지라 기분전환도 할겸 때 아닌 상황버섯이나 보려갈까?  하고 을식이에게

지리산이나 함 가자며 전화를 때린다

 

을식이는 ...... " 봐 가면서 내일쯤 전화할게"....... 한마디로 시큰둥이고.....

 

갑식이는 "흥~ 이제 제법 컸다 이거지...... 이젠 사부가 필요없다는겨 뭐여?....."

 

할수 없이 갑식인 어제 고향으로 내려가 노모를 찿아 뵙고 머리를 굴린다

 

으~음........

여기 까지 온김에 3년전부터 벼르든 그곳에나 한번 가 봐야지 하며 꿈나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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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새벽 갑식은 몇년간 벼르든 비장의 포인트 산아래 주차를 하고 산세를 다시한번 살피고는

능선 우측을 오전중 돌아 본산 초입까지 갔다가 오후엔 원래의 목적지를 돌아 나오기로 하고

산에 오른다

 

잠시후 그럴듯한 장소에 북어와 소주를 놓고 고사를 지내며 기원을 한다

 

"산신할배요~~ 요샌 심같은 놈 보는건 고사하고 딸 달은 3구도 보기 힘드니 오늘은 제발 "딸"이나

좀 보게 해주이소~~~~~~~"

 

우선 분위기는 좋다......

무엇보다 사람흔적이 없다는게 마음에 든다

그렇게 한시간여를 오르든 갑식의 눈에 어떤 인사가 심을 뽑고 그자리에 제를 지낸것을 발견한다

 

"쓰벌놈들... 뽑았으면 흙이나 되메꾸든지....  글고..... 빈병에 잔은 왜 버리고 자랄이야......"

앞선 누가 간 사실이 마땅찮어 화풀이를 한번하고 한시간여를 다시 오르는데 초입과는 달리

갈수록 인적이 늘어나는게 여~~엉 아니 올씨다네......

 

능선에 올라 다시 머리를 굴려본다

...... 저쪽에선 발자욱이 없더니 올라갈수록 발자욱이 많아진다는 건 필시 저 산너머에서 이쪽으로

왔다는 얘기니..... 원래의 목적지나 가봐야겠다.......

그쪽은 손타지 않았을 텐데........

 

방향을 틀어 원 목적지를 향해 가다 오행을 발견한 갑식이

에고~~ 할배요 또 이런 보이 주능교? 우띠~~~~

 

그렇게 6시간째 헤메건만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계속 산행하며 살펴봤지만 이곳은 최소한 2년이상은 사람이 들어오지 않은것 같아 기대를 잔뜩

했건만........

갑식이는 ''그려~~ 때묻지 않은 곳에와서 좋은 공기 마시는것만 해도 어디야..."하며 마음을

달래며 서서히 하산준비를 하며 어느 분위기 좋은 골짜기를 들어선다

 

"맞어... 분위기가 이래야 되는 겨....  여긴 꼭 있을 거여....." 그러면서 최대한의 집중력을 동원

주변을 살핀다

 

"잉? 저게 뭐여?....."

 

 

 

각구아녀?........  쓰~~~  그렇게 딸 달은놈 좀 보여달라 했건만....

근데 이상하구만?????....

 

 

ㅋ~~  명색이 그래도 3구였네....  자난밤 강풍에 나뭇가지가 떨어지며 가지를 하나 잘라 먹었구먼.....

????.....  얼씨구~~~ 그래도 딸까지 달은 흔적이 있네 그랴~~~

긍께... 뭐여?.... 강풍에 가지와 딸까지 날려 버렸다는 얘긴 겨?.....

 

갑식이는 담배한대를 피워 물고 "이거라도 보며 즐겨야겠다" 작정하고 옆에 앉아 물마시고 또 한대

피고 그렇게 30분여를 물끄러미 쳐다 보며 즐기다 이젠 또 다른 고민에 빠진다

 

..... 쓰벌~~ 내 3구도 딸 달지 않으면 안케는데.... 이걸 케?  말어?....  아니지 딸이 달아나고 없지만

명색이 3구에 딸까지 달았든 놈인데...... 어쩔까?.......  아녀... 일단 뇌두나 한번 보고.....

그리고는 꼬챙이를 골라들고 뇌두부를 살살 긁기 시작한다

 

 

얼씨구~~ 턱수까지 있는게 제법이네  ㅎㅎ.....

 

지난번 4구 몇개에 3구까지 좀 봤답시고 나중엔 귀찮아 곡괭이로 콱~~ 찍어 4구의 약통을 반토막 낸

실수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꼬챙이로 하루 왼 종일 긁듯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 중얼 거린다

"ㅋ....  잔뿌리 끝까지 꼬챙이로 사~알살 긁는 이 기분 을식이는 알란가 모르겠네....."

 

"그나저나 산신할배요~

그렇게 딸 달은 놈 보고싶다 했건만 이왕 보여주는거 꼭 이렇게 딸을 떼내고 보여줘야 되능교?

자꾸 그럼 앞으론 고사 없시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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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을 긁은 보람있구먼....

 

 

 

 

약통도 좋고~~~   뇌두있어 더 더욱 좋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