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아!~~ 서울의 밤

첯발자욱 2017. 9. 27. 23:49



어제 토요일 서울에서 예전 직장의 동기생 모임이 있어 차를 가져 갈 것인가 버스를 탈것인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제 심산행에서 단풍든 삼을 보고 다시 올라가다  휘어진 나무가지 하나가

눈자위를 때리드니 그때 나무조각이 눈에 들어가 안과에 가보니 박혀 버렸단다

 

할수없이 하루밤 애꾸는으로 있다가 아침에 안대를 푼 탓인지 여~엉 초점이 맞지않고 햇빛에

나가면 눈이 부셔 눈물이 나고 연고를 눈안에 넣으니 찝집하여 운전이 불안하여 버스를 이용키로했다

 

시골인탓으로 소소한 등산장비 하나 구입하려도 마땅치 않아 항상 불편을 느끼는 터라 서울에

도착하자 남대문시장으로 향했다

이것 저것 필요한것을 구입하고 나니 시간은 한시간 넘게 여유가 있는데 더이상 갈데가 없다

 

..........   어디가서 뭘할까?

그러고 신세계앞에서 멍하니 서있자니 날씨는 점점 어둑 어둑해진다

그려~~ 슬슬 구경하며 걸어가자 3.1빌딩이 그리 멀지는 않으니 천천히 걸으면 시간에 맞춰

도착하겠지..... 그러면서 걷기 시작했다

 

명동...

나 총각시절 뻔질나게 들락거리고 이런 저런 추억이 묻어 있는 곳

그땐 왜 이 명동이 동경의 대상이요 가면 항상 가슴이 들떠 있었는지.....

연애시절탓 이였나?

 

을지로....

모두가 낮설다  왜그럴까? 하며 돌아보니 예전의 건물들은 거의가 대형빌딩으로 바뀌었다

조그만 건물 그리고 작은 가계들 그 모든게 정겨움을 주었는데 이젠 휭한느낌만 든다

 

을지로입구 지하철 지하도를 통하여 내려가니 광장에 젊은이들의 노래공연? 이 있다

 

~~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님이 아니면~~~ 못산다 할 것을~~

 

님이 아니라도 다들 잘만 살아가드만.....ㅎㅎ

한참을 듣다 갈길을 가려고 보니........

 

쓰바 ~~ 서울떠난지 얼마됐다고 길을 잃어먹어...... 완전 촌놈 다됐네 그랴~~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구멍으로 나가야 할지를 모르겠다

옆에 있는 상가의 아가씨가 마침 앞에 나와 있기에 3.1빌딩이 어느쪽으로 가냐고 물었드니

고개를 갸우뚱 거리드니 잘 모르겠단다

 

아니 서울살며 3.1빌딩을 모른다니 그것도 분명 여기서 직선거리 1km 이내에 있을텐데....

어쩔수 없이 대충 북쪽으로 가면 되겠지 하고 계단을 올라 지상으로 나오니

 

쓰바~~   그게 을지로에 있었는지... 청게천로에 있었는지 생각이 않난다 

종로통은 분명 아니것 같고.....

 

할수없이 다시 중년의 노점상 남자에게 물었드니 한참을 궁리하드니 모르겠단다

쓰바~~~

알고도 모른다는 겨 몰라서 모른다는 겨?

주변을 주욱 둘러보니 .....??????....

모른다고도 할만했다

주변은 온통 고층의 빌딩으로 둘러 쌓여있다

내가 서울 첨 상경 했을땐 국내 최고의 고층이라 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아주~~~

유명한 건물인데 이젠 별거 안닌게 되어버린걸 느낄수있었다

 

대강 짐작으로 청게천로를 향해 걸어간다....

예전에 무교동에서 술마시고 취한걸음 함께 팔장끼고 갈기자로 걷듯 길....

그때가 그립네....

 

청게천로.....

도로 중앙에 뭔가가 쳐져 있는게..... 맞아 청게하천을 만들었었지....

붙어서서 한참을 구경하고 다시 돌아보니 이제 생각이 난다 저 쯤에 있을거다....

 

3.1빌딩 31층 뷔페에서 간만에 동기생들을 만나 인사후 자리에 앉아 그간의 안부들을 묻는다

 

난 정년을 10년이나 남기고 명퇴를 했는데  그땐 동기생들은 마냥 직장에 있을것으로 생각했건만

25 여명 참석에 현직에 있는 친구는 겨우 3명이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우리 젊은날의 추억은 고층에서 바라보는 저 아래 도로의 차량불빛처럼 찬란하고 많은데

마주보는 우리들은 반백의 인생들이라니.....

 

모임을 끝내고 가는방향이 같은 동기생과 애써 혼자 가겠다 하여 보내고 다시 서울의 밤거리를

터덜 터덜 걷기시작했다

 

을지로로 퇴게로로.... 그리고 남산으로

 

그리고 남산공원의 분수대에 이르러 시내를 내려다 본다

내 첯 발령지이자 결혼때까지 직장이 있든 곳 거의 매일 올랐든 이곳...

 

어느가을 외로운 가로등에 붙어서서 저아래 수많은 불빛만큼이나 방들이 많을텐데

내 한몸 편히 쉴 방하나가 없다니...... (당시 하숙생활을 했었다)

 

내 기어이 5년안엔 내 집을 마련하리라... 그래서 이 외로움을 들어줄수 있는  옆지기와 함께

하리라... 그렇게 다짐하며 외로움을 달래며 울었든 곳

 

그 꿈은 한창 뛰는 물가와 부동산투기붐으로 점점 멀어져가 한참후에야 꿈을 이루었지만...

 

늦은 시간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차창에 기대어 휙- 휙 지나가는 불빛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내 청춘도 저렇게 빨리 지나갔든가?

.

.

.

.

아~~ 무심한 서울의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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