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갑식이 산으로 간 까닭(1)

첯발자욱 2014. 12. 12. 00:57

병식이는 요즘 연일 계속된 산행에서도 삼을 만나지 못하고 계속 꽝만치고 다녔다

아무리 욕심없이 운동삼아.... 라고 위안은 하지만 너무 오래동안 삼을 만나지 못하자 은근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혀서 병식이는 몇일 일정으로 강원도 첩첩산중으로 산삼을 찿아 집을 떠났다

 

파라호 뱃길외에는 사람이 들어갈수 없는 때묻지 않은 깊은 골을 찿아 하루 종일 헤메다 아무것도 발견치

못하고 어디 비박할 곳이 없나 하고  살피든 중 해가 뉘엇 뉘엇 넘어가는 서편 능선 넘어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는게

보인다

 

이 깊은 산골에 웬 연기?...... 하면서 그 능선을 넘어 들어갔더니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조그만 텃밭이 있으며

그 옆에 작으나마 아늑해 보이는 움막이 하나 있지 않는가...

 

병식은 어험!!  어험!!... 일부러 큰 소리로 헛 기침을 하다

"누구 계시우?.." 하고 소리 쳐 불려 보니

 

방문이 열리며 남루한 50후반의 웬 사내가 내다 보며

" 아니 이 깊은 산골에 웬 손님이시우?..  어떻게 예까지 오셨슈?.." 한다

 

병식은

" 예 약초 산행을 왔다가 해가 저물어 잠자리를 찿다가 움막이 보이길래..... ' 하며 말꼬리를 흐리니

 

쥔장은 반가워 하는 말투로

"어허~~ 그래요?   걱정말고 이리 들어 오시우  예서 하루 묵고 가시우 " 하며 반긴다

 

병식은 근심이 풀리는 환한 미소로 답례하며 "예 그럼 하루 묵고 가겠습니다"  하고는 성큼 안으로 들어 선다

 

방안에 들어가니 60초반의 또 다른 사내 한명이 누워있다가 부시시 일어난다

 

병식은 멋적은 듯 머뭇하다가 쥔장이 권하는 자리에 앉는다

 

방안에 좌정하고 앉아 병식이 먼저 통성명을 한다

" 전 멀리 전라도에서 온 병식이라 합니다 오늘 이렇게 폐를 끼치게 되었군요" 하고  인사를 건네자

 

쥔장은 " 녜... 저는 갑식이라 하오"

그리고 누워있든 친구를 가르키며

"이 친구는 을식이라 하우 내가 이곳에 자리잡고 3년 지나 이곳에 와 나와 같이 지내고 있는 친구같은 사람이우

누추하지만 저녁드시고 쉬어 가도록 하시우 "' 고는 부엌으로 가 술상을 겸한 저녁상을 내어 온다

 

쥔장 갑식이와 을식이 병식이 이렇게 셋이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어 보니 갑식이란 작자는 물론

을식이 역시  외관이 오랜 산속 생활로 인해 남루해 보여 산골 무지랭이들로  알았더니 모두가 다방면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병식이 갑식을 향해 묻기를 

"쥔장께서는 산골 생황을 하실 분은 아닌것 같은데  이런 인적이 없는 산골에 어인 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요? "하자

 

갑식은 한참을 천장을 향해 담배연기를 내 품으며 뜸을 들이다 얘기를 끄낸다

 

" 내 본시 서울에서 꽤 알려진 대 기업에서 이사직까지 지낸 사람이유 

부러운것 없이 잘 나가든 인생이 50초반에 아내를 병마로 잃고 말았소 홀아비로 몇년 지내보니 마음은 아직 젊은지라.......

 

어느날 퇴근하는 길이 였소

그날도 퇴근하여 어느 나이트를 갈까?  아님 강남의 룸싸롱을 찿을까 하며 차를 운전해 광화문 네거리  이르렀지요

신호등에 걸려 있든 중 옆 차선을 보니 웬 40후반의 이쁜 아줌마가 운전하여 신호를 기다리는것 아니겠소

 

호기심도 있고 하여 창문을 열고 쳐다보며 소위 말하는 작업멘트 한마디 농을 걸자  아줌마가 차문을 열기에

옳타!!  반응이 있나 보다 하며 계속 작업멘트를 날렸지 뭐유... ㅎㅎ

 

그랬더니 신호등이 터지자 그 차는 휭~~~~~~~~하니 가는것 아니겠소

 

아마 그 아줌마도 반응은 하고 싶은데 신호가 떨어졌으니 뒷차 때문에 어쩔수 없이 가나 보다 하고 뒤 따라 갔지요

 

종로 5가 네거리 신호등에서 정지신호가 들어 서있는 그차 옆 차선에 내 차를 대고 다시 뭐라고 멘트를 날려지요

그랬더니 그 아줌마 창문을 열고 열심히 듣는것 아니겠소

그래서 속으로 옳커니,,, 오늘 작업 잘되네 ... 생각하며 계속 젊은 시절 하든 모든 것 다 끄집어 내 가며 작업을 하는데,,,,

 

진행신호가 들어오자 그 아줌마 한마디 하고는 쌩~~~~~~~~~~~~~~~~~~~~~ 하니 달려 나가드군요   쩝!!!.....

 

그 한마디에 살낫이 나지 않아 모든것 정리하고 이 산골로 들어 왔소이다"

 

그리고는 입을 다물어 버린다

 

병식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궁금해 지지만 묻지를 못하고 있다

 

그러자 옆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든 을식이가 상위에 잔을 내려 놓으며 한마디 한다

 

" ㅋㅋ 뭐라 했는지 궁금하시우?.. "

 

병식은 " 네,,,,,, " 쑥쓰러운 듯 뒷머리를 긁적이자

 

을식이 말한다

 

" 그 아줌마가 말하기를  ( 우리집에도 너 같은 폐품하나 있거든 !!!....) 하고는 쌩 ~~ 하고 간 거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