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식이는 고민 스럽다
을식이와 더불어 4명이 멀리 소백산을 다녀 오기로 했으나 2명의 일정이 여의치 않아 빠지고 보니 을식이와 단 둘이 가야하니.....
전국 어딘들 둘이라고 못가랴 마는 문제는 을식이가 저녁 먹기가 바쁘게 골아 떨어지니 문제다
모델이나 민박집에서 묵는다면 잠들거나 말거나 텔레비젼이라도 보며 시간을 때울수 있지만 산속에서 비박을 할려면
밤 2시가 넘어야 잠드는 갑식이 체질로는 초저녁부터 혼자 멍~~ 하니 하늘의 별을 세고 있어야 하니 고민스러울 수 밖에...
한참을 궁리하다 생각이 떠오른다
어찌 어찌하여 최근 알게 된 동갑내기 병식이가 생각났다
접골목이 필요하다며 생면부지의 병식이가 갑식에게 전화하여 접골목채취 산행을 안내요청하여 몇일 전 단 한번 산행을 한
사람으로 약초는 커녕 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완전 초보다
그럼에도 접골목 산행시 이런 저런 나물과 약초 몇가지를 알려 줬더니 약초산행에 빠져 함께 산행을 해 보고싶다고 간청을 해 온 터라
전화하여 이번엔 약초나 나물산행이 아니라 심보려 가는 건데 이참에 한번 가 볼거냐 ?.. 하니 얼씨구 하고 오겠다 한다
그렇게 갑식이 을식이 병식이 셋이서 소백산 어느 끄트머리에 도착하여 산에 오른다
앞서가든 갑식은 오가피를 발견하고 잎가지를 몇개 뜯어 병식에게 보이며
" 이보시우 산삼잎이 요것과 똑 같이 생겼는데 요렇게 가지가 하나면 오행이요 둘이면 각구고 잎가지 3개를 모아쥐고는
이렇게 생겼으면 3구라는 거니 잘 찿아 보시우 " 하고 생짜 교육을 시키고 앞장서 간다
앞장서 가든 갑식이 입에서 탄성이 터진다
아래 위 산소 두곳이 봉분까지 잡풀하나 없이 둥굴레로 가득 덮여 장관을 이룬다
뭔지 모르는 병식은 더 넓은 초원이 신기할 뿐이다
그렇게 산자락을 타며 을식은 혼자 가고 갑식은 병식을 옆구리에 끼듯 달고가며 삼의 자생지에서 봐야 할 자리까지 열심 설명하나
완전 생짜에 아직 삼잎구경 한번 못해봤으니 걱정 스럽다
그렇게 한참을 돌고 돌다 갑식이 올해 첯 삼을 발견하고...
이제 갓 고패를 벗어 잎이 펴져 아직도 연하디 연한 3구와 각구가 잎장을 바람에 나플거리고 있다
예전 같으면 지팡이 꽂고 주변 탐색에 들어가겠지만 초짜 교육이 우선인지라 병식이를 불러 "이게 삼이란 것이다" 며 설명하니
신기해 하며 한참을 보더니 옆을 가르키며 "여기도 있는데요? " 한다
쳐다보니 50cm 거리에 3구가 버티고 서있다
갑식은 채심작업 요령을 설명하고 작업한후 병식에게 직접 본 것은 직접 작업해 보라고 하니
병식은 끙 끙대며 밑을 털고는 있는데 보는 갑식이 답답함을 느낀다
"잔 뿌리 조심하고...... 더 털어!~~~ " 잔소리 한다
한참 후 을식으로 부터도 몇채를 채심했다고 무전이 와 오늘 산행은 이것으로 끝내기로 하고 하산 개울가에서 땀을 씻고
나무 그늘아래에 일찍감치 자리잡아 텐트를 친다
을식이 병식이 열심히 노가리까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을식은 저녁 식사후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는 골아 떨어지고 ... 그렇게 산속의 밤은 깊어간다
이튼날 장소를 옮긴 갑식은 어제와 같이 을식은 혼자 보내고 병식을 옆에 바짝 붙어 따라오게 한후 이것 저것 약초를 설명하며
"어제 본것은 제대로 본것이 아니니 오늘은 제대로 삼을 한번 찿아 보라" 고 이른다
그러며 한참을 오르락 내리락하다 작년의 구광자리 인근에서 걸음을 멈췄다
송화가루를 뒤집어쓰고 버티고 있는 첯 4구심이다
그 시간.....
몇 골을 앞서가든 을식은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자 조바심도 나고 슬슬 지쳐 가는데 배낭에 메단 무전기에서 들리는 갑식이 소리
" 전달!!!.....
산신님 전달 사항 !!
혼자 앞서 간다고 주는게 아니니 찬찬히 봐 가며 올라 오라는 산신님 전달사항이 있으니 속도를 늦출것!!...."
그 소리를 들는 을식은 만사가 귀찮고 지친다
원래의 예정 된 방향을 벗어나 이리 저리 헤메기만 하니 힘은 들고 죽을 맛인데 무슨 얼어죽을 전달 사항이야
그래서 무전기에 대고 한마디 소리친다
" 됐다 그래!!!~~~"
그 소리에 갑식은 혼자 가는 을식이 심심해 하는것 같음을 느끼고 따라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병식에게 바짝 따라 붙어라고 이르고는
5부 지점에서 능선을 향해 숨이 턱에 닫도록 치고 으른다
처음 산행을 해 보는 병식은 니름 체력은 좋다고 자부했는데 오늘 함께하는 작자들은 어떻게나 빠른지 도무지 좌우를 살필 겨를도
없고 그저 갑식이 꽁무니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지만 금세 놓쳐 버리고 갑식을 찿는라 이골 저골 헤메기를 수없이 한데다
이번엔 떨어지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주고는 사라지는 갑식이 뒤를 좆가느라 입에 단내가 나고 정신줄 놓을 판인데.....
그야 말로 달리기하듯 앞장서 가든 갑식이 갑자기 배낭을 휙!~~ 하고 벗고는 주저 앉는다
아!!~~ 좀 쉬어 가려나 보다 하는데 그게 아닌듯 하다
능선 등산로에 무릎 꿇고 앉더니 산 아래쪽을 향해 덩쿨속으로 머리를 푹 박더니 뭔가를 작업하는데.....
맙소사!!~~~~~~
아니?.... 죽을둥 살둥 빠르게 달리더니 그 속도에서 저 덩쿨속의 삼을 어떻게 보고 찿았는지 모두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달까지 달은 3구가 가지 하나는 뿌러져 말라 늘어져 붙어있는 삼구 삼
병식은 믿어지지가 않는다
" 아니...... 그렇게 빨리가며 어떻게 저 속에 든 놈이 보입니까? " 하며 갑식을 쳐다 보니
갑식이 왈...
" 아!~ 이거? ... 이건 내가 본게 아니고 그냥 산심님이 준 겨... ㅎㅎ "
그러고는 배낭메고 또 다시 달린다
병식은 정신없고.....
그렇게 몇 골을 건너는 능선을 달려 을식을 만난 갑식은 그늘을 찿아 잠시 쉬며 갑식이 을식에게
" 형님... 아까 산심님하고 통화 했는데 4구 두 뿌랭이 3구 두뿌랭이 숨겨 놓았는데 보고 못 보고는 니들 소관이다"하든데요
"응? 그랬어? 하도 안 보이기에 난 산신님게 전화 했드니 계속 통화 중이든데...."
" 아~~ 그 야,,,, 나랑 통화를 오래해서 그런거 아뇨 ㅎㅎ"
듣고 있는 병식이는 약초꾼들 세계도 모르거니와 함께 산행에 끼워 준 갑식이에게 고맙기도 하고 .... 오늘의 행동을 보니 예사롭지 않은듯 하니 더 어려워 웃을수도 없고.....
을식은 아무래도 오늘 일진이 별로 좋지 않은듯 하고 심을 볼것 같지도 않고,,,,, 해서 하산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하여
각자 9부 8부 5부 능선을 가로 지르기 시작하는데 오르내리는 갑식이 폼이 빨리 내려 갈것 같지는 않은 듯 하여
" 어이!!~~ 갑식이 그냥 내려가지 않고 보며 갈거야?..." 하니
갑식이 왈!~
"아니.... 산신님 숨겨 뒀다는것 중에 4구 하나는 찿아야 할거 아뇨... 내 기어이 그 놈의 4구 하나 찿을 겨...." 하더니 다시 능선으로
오르더니 쏜살 같이 내 달리기 시작한다
오늘은 옆에 바짝 붙어 있어라는 갑식이 말이 있은지라 병식은 또 정신 없이 뒤따르기 바쁘고.....
그렇게 능선 길 1km 가까이나 달리든 갑식은 갑지기 능선 아래 계곡을 향해 내리 치기시작하는데 병식이 똥줄 탄다
8부능선쯤에 다다른 갑식은 아래로 갈라지는 계곡에서 좌우를 살펴보고는 병식에게 조건이 좀더 좋은 우측계곡쪽을 가리키며
살피고 내려가 50m 아래서 만나기로 하고 좌측 골을 내려서는데 곧 바로 병식으로 부터 삼을 봤다는 소리가 들린다
비록 갑식이 찝어 준 계곡을 내려 서다 만난 것이기는 하나 병식이 혼자서 발견한 4구산삼
첯 개안을 한 병식은 정신이 없고....... " 갑식은 배운대로 조심 조심 천천히 작업하라" 고 이르고......
병식이 작업을 끝내자 따라 오라며 갑식은 또 옆도 보지 않고 6부까지 내리치다 멈춰서서는 멀리 풀 한포기 없는 50여평의 텅빈 공간을
행해 뚜벅 뚜벅 간다
뒤 따르든 병식은 어제 오늘...지금까지 갑식이가 다니든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인 곳을 향해 가는 갑식이 왜 저러나 하는데....
갑자기 갑식이 배낭을 벗어 내린다
허허 벌판의 새끼 간 4구............
그런 걸 본 병식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본 삼들은 계곡에 나무그늘아래 풀섭에 있었는데 이 넓은 광장에....
그 넓은 바닥 헤메다 쪽집게 마냥 찝어 이곳까지 달려 와 4구로 생애 첯 개안을 하게 해주더니 금방 또 4구를 찿으니....
병식은 갑식에게
" 으~~~~ 산신님이 숨겨 놓은 4구 꼭 찿는다더니 정말 4구를 찿았네요...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지요?..." 묻지만
갑식은 말이 없다
그저 속으로 말할뿐이다
"자고로... 삼난데 삼난다 했거늘.... 이 부근이 작년에도 몇채나 케고 오늘 오전에 4구 본 자리도 바로 위 거든...
구광자리가 달리 구광자린 감?... 그래서 다시 이곳으로 달려 온건데,,, 이런거까지 가르켜 주기는 우리 알은지가 너무 짧은거 아녀?..ㅎㅎ"
아~~~ 기분 째 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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