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스크랩] 목요일의 재구성

첯발자욱 2009. 3. 16. 22:01

목요일의 재구성 낙서장

 

 

지금까지 이론적인 산삼공부를 마쳤다

삼을 보든 풀을 보든  뭘 하든간에 먼저 인간이 되어라~~~~~~~~~~ 했거늘.....

이제 부터는 산행에 앞서 산꾼이 가져야 할 자세를 얘기로 풀어보고자 한다

그냥 우스게 소리로만 듣지 말고 뭘 말하는지 새겨 둘 일이다

그럼 이바구 시작해 볼거나?.... 

 

( 화상들..... )

 

나 : 50중반 남자,성질은 더러우나 잘 참아 넘기는..... 그러나 할말 못하면 목구멍이 간질거려

      참지 못하는 백수

 

잡마니 : 60대 남자, 외소한 키에 가냘픈 몸매 그리고 줄담배를 즐기는 자영업자 그러나 계절적으로

            영업이 안되는 관계로 잡마니로 출연 중

 

요상한놈 : 30대 중반 신체건강한 그리고 체격이 좋은 남자, 더 이상은 알수 없는 요상한 놈

 

 

(때........)

 

00년. 5월 마지막 주 목요일 12:00경

 

(장소)

 

소백산을 서쪽으로 둔 야산자락으로 키작은 잡목과 참나무등이 어우려지고 경사가 완만한 남녘비탈

 

아래에는 조그만 저수지에서 수명의 낚시꾼이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며 찌올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붕어는 잠만 자는지 찌는 미동도 하지않는  전형적인 산골풍경이 어우려져 있는 산속

 

(구성 1)

 

"나"는

작년 반대편 어느 산에서 심산행을 하든중 천마밭을 발견하고 귀하디 귀한 청천마 1kg 정도를

채취했든 자리를 오르기 위해 이른아침 집을 나서 기억을 더듬어 그 자리를 찿았다

천마는 채취하면 해가 갈수록 그 숫자가 줄어 듬에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량을 채취할수 있었다

 

그리고 지천에 늘린 천연비아그라라는 삼지구엽초를 조금채취한후 이제 어디로 갈것인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작년 이산에서 두고온 그 각구가 (각구란 산삼의 가지가 2개로 뻗은 아직 어린 삼 )

얼마나 자랐는지도 볼겸 더 산행을 하려다  좋은 심은 없는 산으로 판단하고 인근의 다른 산으로

이동하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하산

 

(구성 2)

 

이동을 완료한  "나"는 산밑에서 그 산의 전체 산세를 가늠하고 비록 방향은 맞지 않지만 남녘비탈을

타는것이 오늘 심을  볼 확율이 더 높으리란 결론을 내리고 숲으로 들어가 30분여를 살피든 중

전방 약 20여 미터에서 어떤 물체를 발견한다

 

분명 뭔가 있었는데? ...... 하며 조금 더 전진하니 분명 사람인듯 한것이 보여 자세히 살피니

그쪽에서도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살금 살금 완만한 경사의 언덕쪽으로 휙~~ 하니 올라 간다

 

--- 쓰벌 놈 ..... 산에서 사람봤으면 같이 인사라도 하고 갈것이지 그냥 가?..... -----

 

그러면서 나도 그가 가는 방향으로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기 시작했다

-- 짜식이 뭔 짖을 했기에 사람보고 도망치듯 가는겨?----

하는 궁금증에 "나"의 걸음은 성난 멧돼지마냥 비호같이 숲을 박차고 나간다......

 

이런 와중 전방을 바라보니 또 다른 한사내가 땅에 엎드려 있는것이 보인다

 

아!~~ 심을 봤구나.....  그래서 저놈이 동료가 심봤다는 소리에 그곳으로 달려 갔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간 사유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살금 살금 피해가기까지...... 짜식~~ 누가 뺏어가기라도 한단 말이여?

 

가까이 다가 가 보니 방금 온 사내는 옆 참나무에 기대서서 내려다 보고 있고

다른 한 남자가 무릎 꿇고 앉은 자세로 약초용 곡괭이로 뭔가를 켈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뒤에서 어께 넘어로 보니....

 

아!~~ 불쌍한 놈.... 여리디 여린 이제 겨우 3행에서 막 벗어나 5행을 달고있는 어린 심......

(3행이란 삼씨가 발아한 첯해에 잎이 3장 나온다. 5행이란 이듬해에 잎이 5장으로 늘어난다) 

어쩌다 이런 인간을 만나 손가락도 아닌 무자비한 곡괭이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는지.....

 

"나"는 버럭 한마디 한다

 

나 : 이 보슈? 지금 뭐하는거유?

      이 소리에 같이 온 동료인줄 알고 안심하고 있든 사내는 낯선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돌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그리고는

 

잡마니 : 녜?... 아!~ 삼이요~  ㅎㅎ

나 :       그게 삼이요?

 

그 사이 잡마니는 벌써 곡괭이를 대 한번에 폭!! 끌어 파 채심해 버리고 나를 뒤돌아 보며

 

잡마니 :   네....  이런거 보셨수?

나 :         아니 그게 삼이면 나는 수천뿌리도 더 봤겠수 ... 

잡마니 :   어디서요?

나 :         왜 갈켜주면 가서 케게?

 

멎적은지 사내가  피실 피실 웃는다

요상한 놈도 나무에 기댄채 나와 잡마니의 대화를 듣고 웃기만 하고 있다

(이놈은 형색을 보아 심마니이다. 지깐놈이 봐도 일행이 너무 심하다 싶었는지....)  

 

나 :        여보슈 그 어린놈 케다 뭐하요?

잡마니 :  아! 봤으니 케야지......

 

나 :        본다고 다 케면.... 어디 삼이 남아 나겠소? 약도 안되는 오행짜리 다 케고 나면

             몇년후엔 제대로 된 삼 보겠소?  최소한 각구까지는 남겨 둬야지 그게 뭐요?

잡마니 :  각구가 뭔데요?

 

오잉?... 심본다는 놈이 각구가 뭔지 모른다고? .....

다시 한번 사내의 형색을 찬찬히 살펴본다 복장을 보아하니 전문 심꾼은 아닌듯하고.....

옆의 사내를 보니 장화까지 챙겨 신은 폼으로 보아 심삼행을 제법 한듯 한데?.... 알수없는 

요상한 놈이네......

 

나       :  아니 각구가 뭔지를 모른단 말이요?  나참~ 가지가 2개 난 놈은 각구고 3개 난 놈은 3구고

             그런건 잎만 다섯장이라고 오행이라는 거요 도데체 산에 얼마나 다녔소?

 

잡마니 :  얼마 안됐소

나 :        삼은 케서 다 뭐하요?

잡마니 :  넘겨 주지요

나       :  누구한테?

잡마니 :  가져 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마 중간상인들을 얘기하는 듯 하다

 

나       : 그래 그런건 주면 얼나마 받소?

 

그때서야 사내는 뭔가 잘못한걸 느꼈는지...

 

잡마니 : 이건 화분에 심을려고..... 하며 말끝을 흐린다

 

나       : 그러면 아주 삼씨를 가져다 심어시요 그게 뭐요?

            서로간 어린놈은 남겨두고 해야지.....

잡마니 : 언제 또 본다고... 남들 다 케가지....

 

나       : 에이~~ 여보슈  그런다고 그 어린놈을 켄단 말이요

            그게 약이라도 되면 내 말 않겠소

            약도 않되는 걸 케고 다니면 2~3년 후엔 제대로 된놈 하나  보겠소?

           

            당신이 3구,4구 본게 저절로 보여준건 줄 아시요?

            다른 사람들이 어린 놈 남겨뒀기 때문에 당신이 본거요

            서로가 그런 마음으로 산에 다녀야지 그게 뭐요?

 

잡마니 : ..........

 

요상한 놈은 옆에서 계속 멎적은지 실실 웃고만 있다

다시한번 사내의 형색을 살펴 보니..... 전문꾼 같기도 하고 초짜 같기도 하고....

도무지 말을 않으니 종잡을 수가 없다

 

나       : 당신이 이런 오행 20개를 남겨뒀다 합시다

            몇년만 지나면 3구 4구로 나올텐데 얼마나 보기 좋겠소

잡마니 : 그게 그때까지 남아있겠소?

나       : 그렇지 않소  삼이란게 그렇게 쉽게 눈에 띄어 없어지지는 않소

            가령 그 20개중 몇년간 한두개만 살아 남아도 이런거 스무개보다 훨씬 좋은거요

            그래 이런건 갔다주면 얼마나 받소?

   

여기서 의중을 뜨보는 질문을 슬쩍 끼워 물었드니

 

잡마니 : 이런건 몇푼안되요.....

 

그래놓고는 아차!  싶었는지 슬그머니 한마디 덧붙인다

잡마니 : 이웃에 나눠 주기도 하고......

 

그러니까 화분에 심는다는 얘기도 헛소리였구먼..... 문제는 어떤 케쉐이인지 몰라도 이런걸 받아

주는 중간상이 있으니 이런 잡마니도 생기겠지.... 그 케쉐이가 더 나쁜놈이네.....

 

나       : 암튼 앞으론 이런것 그냥 두시요

            서로 서로 남겨 다음에 좋은거 본다는 마음으로 다녀야지 이래서야 되겠소

 

얘기하며 바닥을 보니 잡마니의 지팡이가 낙엽에 묻혀 손잡이만 살짝 보인다

행여 잃어버리고 가게 될까봐 나는 내 지팡이로 그 지팡이의 손잡이 밑을 찔러 들어 올려

 

나      : 이러다 잃어 버리겠소 잘 챙기시요

 

하며 손으로 집어 건네 주며 보니  ?????.......

이게 뭐여?   지팡이는 내가 예전에 첨 해서 들고 다니든 골프채를 개조한 지팡이긴 한데 

끝에 요상하니 낚시 바늘같이 휘어진 것이 달려있다

 

나       :  ??.... 이건 뭐요?

잡마니 : 이거요? 이건 뱀잡는거요 요걸로 요렇게 대가리를 누르고....

 

그러면서 뱀을 잡아 눌리는 듯 시범을 보인다  씨팔~~~ 나 원래 욕 잘 안하는 성격이지만

이 대목에 선 욕이 목구멍에 차 오르지만 참고

 

나       : 아니... 뱀까지 잡아요?

잡마니 : 아~ 보면 잡아야지요

나       : 형씬 완전 전문꾼이네?

잡마니 : 아니요....  하는일 이 겨울엔 바쁘고 요즘은 일이 없어 그냥 시간 보내려 산에 다니고.....

나       : 그래 뱀은 잡아서 뭐하요?

잡마니 : 주변에 나눠 주지요 뭐.....

 

이런... 씨팔~~~

뱀도 이웃에 나눠주는 건지 난 올 첨 알았네..... 말이 되는소리를 해야지....

 

잘 참기는 하지만 성질 더러운 "나"는 이 대목에서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끼고 잡마니를 노려보고

옆의 요상한 놈을 보고 .....

 

1대 2라..... 

예전 같았음 1대 2가 아니라 1대 3 이라도 한번 해 보겠는데 이제 나도 늙었는데.....

글고..... 저놈 떡대가 보통은 아니데.... 저놈과의  맞장이라도 한번 해 볼만 한데 삐실 삐실 하거나

말거나 어째든 둘이니 붙어 봐야 손핸데....... 아 쓰바~~ ....

 

"나"는 여기서 한번 더 참기로 했다

 

그러나 목구멍이 간질거려.....

 

나       : 참 여러가지도 하요......

            암튼 산에 다니며 나중을 생각해 서로 서로 남길 건 남기고 다닙시다 

 

그리고는 그가 권하는 담배를 3대가 넘게 피워가며 약초산행에 대해......

지켜야 할거, 가려야 할거.... 뭐... 그런걸 나도 쥐뿔도 모르면서  한시간을 넘게 강의하고

산을 내려왔다

 

출처 : 산과태그
글쓴이 : 발자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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