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식이 오늘 작정하고 집을 나섰다
금년에 몇 번 산을 다니긴 했으나 그건 두릅에 산나물채취를 위한 산행이 였고
삼을 보기위해 산행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간 밭일하랴... 산나물하랴... 자장구타랴... 그렇게 바쁘게 지내다보니
남들은 벌써부터 삼을 케 카페에 올리고 하는데 갑식이는 매년 그러하듯
5월 어린이날을 넘겨야 심산행을 하는것이다
어제까지 밭일은 거의 마무리되었으니 오늘은 금년 첯 심산행길이다
첯 산행에 꽝치면 년 중 재미없다 그래서 매년 첯 스타트가 좋아야 하기에 산행지
결정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목적지를 정하고 산으로 들어갔다
첯 골짜기 올라가다 싸움난데 구경하고
예전 버릇대로 " 작년에 왔든 각설이.... 아니 갑식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
골짜기 떠나가라 가락 뽑으며......
봄날 아지랑이 고물 고물 피어오르는 능성 양지녘에 낮잠자든 산할배가 시끄러운
소리에 깨어나
산할배 1 : 이 무슨 소리고? 언 놈이 어른 주무시는데 시끄럽구로....
산할배 2 : ㅎㅎ 딱 들어본께로 갑식이구먼 어~따 자슥~~ 작년에 보고 첨보네...
산할배 1 : 뭐라꼬?... 갑식이??... 햐!!~~~ 저 자식은 올때마다 시끄럽구로...
산할배 2 : 그래도 심심할때 저 놈이라도 오면 반갑잖어 허 허...
산할배 1 : 반갑기는 무슨... 저 놈 올해도 계속 시끄럽게 굴텐데 버릇 좀 고쳐
놔야지,,, 오늘 뺑 뺑이 한번 돌려야 겠구먼...
산할배 2 : 그러지 말고 올해들어 첨 왔는데 손님대접해 주시게...
산할배 1 : 안되여... 뺑뺑이 팍!!~~ 돌려 버릴겨 나쁜시키...
산할배 2 : 그러지 말랑께... 저 놈 산에오면 우리가 덜 심심하잖어 긍께
산에 자주 오라고 미끼로 삼 한뿌리 얼른 주랑께,,,
산할배 1 : 하긴,,, 저놈도 이제 기운떨어져 가는지 아님 자장구에 재미붙었는지
예년보다 해가 갈수록 산에오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지...
산할배 2 : 그렇당께... 첯 산행부터 뺑이치면 이제 산에 안올지도 몰러~
그럼 우리가 심심하당께.. 긍께 쉽게 쉽게 한뿌리 얼른 주랑께...
그 무렵 산 골짜기 끝까지 오른 갑식이 가쁜숨을 몰아쉬며 생각한다
" 쓰벌,,, 갈수록 삼 보기가 어려워 지니... 오늘도 꽝치려나?...... " 하며
허허벌판같은 낙엽깔린 바닥을 보는데 잉?...... 저게 뭐 꼬? ...
니?.... 삼이가?...
야들 야들하게 생긴놈이 있을것 같지도 않은 자리에 떡 버티고 있으니...
나무뒤도,,, 풀속도 아닌 퀭한 바닥에 이러고 있다니...
더욱이 이 자리는 7년전 일행들과 같이 들어 와 이 잡듯이 뒤진 자린로 그땐 없었는데...
하긴 그 뒤에 씨 뿌려진 녀석이라면 있을만도 하지.... 그러며 채심작업을 하는데
살 살 흙을 끍어 내는데도 약통이 보이지 않는다
조심 조심 구덩이를 넓혀가며 작업을 끝내고 보니 세상에....
7년전엔 왜 보이지 않았지?.....
그러며 뇌두를 살펴보니 잠을 잔녀석이다 그해부터 계산을 해올라와 보니
정확히 7년전에 잠을 자며 뇌두갈이를 하여 그해 보이지를 않았든거다
요즘 산에 다녀봐도 10년 넘어가는 녀석을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인데
이렇게 오래된 놈을... 그것도 잘 보이게 낙엽만 깔린 뻥뚤린 바닥에 있다니....
이건 필시 산 할배가 주신 선물이다 그러니 그저 감사할따름이다
해서 갑식이 " 할배요~~ 감사합니데이~~ 낼 도 부탁할게요~~~ "
그러고는 콧노래 불러가며 일찍 하산길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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