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담금주에 대한 나의생각

첯발자욱 2020. 4. 24. 20:55

예전 2013년도에 쓴 글인데 최근 어느 초보님의 담금주를 보고 초보자나 앞으로 또 술을 담을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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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10년을 넘게 약초를 채취하며 이것 저것 담금주를 담아왔었다


참고로 얘기하자면 난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게 아니라 체질적으로 술을 먹지 못하여 일년이

가도 집안에서 소주잔으로 한잔의 술도

마시지 않고 모임에 가도 거의 마시지 않는다 따라서 년간 마시는 술은 어쩔수 없이 따라주는

성의를 보아 받아 마시는 2~3잔 정도이다


내가 지금껏 담아 온 형태를 보면


[초보시절] 


채취해 오는 약초마다 술을 담았다 

그러다 보니 술값은 둘째치고 병값도 만만치 않았다

해서  도매상에다 1.8리터 병을 박스째 주문하여 담아오다 보니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크기의 문제]다


재료가 1.8리터 병에 들어가도록 규격화가 되어 있는게 아니다 보니 이번엔 5리터 병을 박스로

주문하게 되었다 ( 위가 넓고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 지는 형태의 병)

그렇게 술을 담아봐도 역시 문제가 생겼다


이번엔 재료가 지니고 있는 모양의 문제였다

백수오 같은 길이가 긴 재료들은 위에서 말한 5리터 병에 담아서는 모양이 나지 않는것이다


그래도 있는 것이니 꾸억 꾸억 담았다


한 때 적하수오를 한번에 수십kg 씩 케 오는 날엔 쌓아 둔 1.8리터 병과 5리터 병에 집어 넣어

보고 들어가지 않는 대형은 결국 모두 썰어 법제하여 가루를 내 버렸다

(3kg 이상급과 여러 덩이가 주렁 주렁 연결된 놈들은 제대로 된 병에 담아야 하는데 계속

들어가는 술값과 병값에 감당이 되지않아 병에 들어가지 않는 대물급들은 칼로 난도질을

해야만 했든 것이다

(지나고 보니 그렇게 했더라면 이 또한 후회 할 일이 였지만.......... 이유는 나중에 설명)


그러면서 약초산행에 차츰 차츰 연륜이 쌓이다 보니 갈수록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런 저런 색다른 약초를 채취하게 되니 거기에 맞는 술병이 없어 이번엔 재료들을 병에 맞춰

다듬기?  를  하여 볼품없이 만들어 담았다


10년 넘게 산행하며 매년 70~80 뿌리의 삼을 만나게 되었지만 그간 산삼주는 한병도 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내가 술을 먹지 않는 탓이 크겠지만 봄부터 삼을 가져오면 집안형제들로

부터 하여 친인척 각자에게 매년 2~3뿌리씩 돌려 버리고 여름에 접어 들 무렵이면  이제

주변에 있는 이웃들에게 인심쓰 버렸다

( 사실 집사람도 몇 년째 삼을 먹지 않았고.... 오늘 산할배가 준 2뿌리는 간만에 아내에게

억지로 먹였지만  나도 삼을 안 먹어 본지가 5년이 넘은것 같다)



그러니 담금주를 담고 말고 할 일이 없었는데 10년 넘어가니 웬만한 술은 다 있는데 삼주가

없는게 아쉬워 몇년 전부터 매년 1~2병씩 담게 되었는데 삼주는 또 모양이 다르니 삼주병을

박스째  구입하여 담아 오다 보니 이것도 문제가 생긴다


봄에 케는 놈들은 아직 덜 자라 작은병에도 들어가나 여름이 가까워 올수록 대가 크지니 병도

크져야 한다

또 큰 병을 사기도 뭣하여 삼대를 Z 형태로 꺾어 묶은 후 담았다


내 블로그 어딘가에 보면 많은 담금주 사진이 있지만 술병이 늘어 날수록 생기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시를 하기위해 진열장이 필요하다  이 또한 만만치 않은 돈이 든다















                                   그렇게 하여 담았든 담금주들.....


다행이 였든 것은 내가 사는 곳이 80평 집이였다 옥상창고에 지하창고까지 하면 100평이 넘으니  자리 차지하는 문제는 그나마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결국은 이마져도 작년에 34평 아파트로 이사하며 장소의 협소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은  거실위에 다락이 있는 맨 꼭대기층을 택해야 했다 (꼭대기층은 다락이 넓고 거실 천장이 높아 난방비가 훨 많이 든다

게다가 술병 옮기느라 온갖 고생다 하고도 자리가 부족하여 아직도 전에 살든 곳 지하창고와 옥상에 남겨두었다


물론 그때 이사한번하며 혼줄이 난 이후로 또다시 10년 가까이 되어오는 지금은 어디든 모임이

있으면 몇 병씩 들고가 이젠 100 여병만  남아있지만.....


암튼

그렇게 술을 담으며 눈으로 보는 즐거움은 좋은데........... (사실 제대로 된게 아니다 보니 멋도

없지만....)


그 즐거움이 어느날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경북 봉화에서 태백을 넘어가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식당이 하나 있는데

(아마 청옥산 자연 휴양림을 막 지나서 인것 같다)

그 식당에 들어 가는 순간 내가 담은 술은 아무것도 아니였다는 생각이 들어 허탈해진 것이다


술을 담는데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우선 눈으로 즐기자는 것이라면 내가 담은 술은 빵점이였다

그 식당에서 본 술들은 물론 손님들의 눈요기용으로 담았겠지만 한가지 예로 진달래술이 몇년이 지났어도  꽃의 색갈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내 눈에는....)


열매로 담은 것들도 색깔이 그대로다

무엇보다 술병을 놓는 위치 이게 눈으로 즐기는 담금주에서는 아주 중요한데 이 식당에는

계곡쪽의 큰 창틀에 배치하여 술병의 뒷면에서 부드러운 태양광이 받쳐주어 거의 환상적이였다

내게도 진달래술이 있지만 그냥 꽃잎따다 담아 볼품 없다

하지만 그 병에는 만발 한 잔달래 나무가지 하나가 통째로 살아있는 것이다

(말로 표현이 되지 않으니 혹 눈요기... 또는 나중에라도 인테리어 목적으로 술을 담고자 한다면 한번쯤 봐 두는것도 좋은것이다 아직 보관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암튼 그때 이후로 술을 담는데 신중해 지기 시작했다


그 영향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술을 담는데 뚜럿한 목적이 없어든 것이다


그 간의 술값만도 천만원 이상이요 병값은 또 얼마나.... 계산이 안된다 그러고도 마음에 드는

것은 몇 병 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큰 낭비다



[담금주 중급에 들어서]



그 덕분에 담금주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하게되면서 중급으로 올랐다


술을 잘 담아서 중급이 되는게 아니라 쓸데없는 것 담지 않을 줄 아는게 중급이 되는거다


꼭히 담아야 할 술이라면 마트에서 사온 PT 병을 활용하여 그대로 담는다


내가 술을 담는 목적은 이제 분명해 졌다



그렇게 담은 술 하수오술 몇번 먹어 보고는 모두 주변에 주기위한 술이였다

그렇다면 모양 좋은 술병이 왜 필요하며........ 재료를 굳이 모양 좋은 놈으로 골라야 하는가?

(구입하시는 분들은 구입해야하는가?....겠지 ......)


그래서 이제는 웬만해서는 술은 담지 않는다 약재의 효능을 얻기 위해서?....


웃기는 소리다


물론 약성은 술에 우려야 제일 잘 우려난다 하지만 술을 잘 먹는 사람은 몰라도 나 처럼 술을

먹지 못하는 사람은 마시는 자체가 스트레스요 병이다

또한 아내나 자식들이 필요할때 그때도 술을 먹일 건가?


아니다 약초의 약성을 보자면 효소로 담는 방법도 있고 말려 건재로 보관하였다 달여 복용해도

되는게 대부분의 약초다 굳이 담금 할 필요가 없다



자~~~ 술 담으시는 분들 가만히 자신을 돌아 보세요

슬?... 왜 담슴니까? 


약 하실려고?......  마실려고?..


천만에요,,  약하고 마실거면 아무통에나 담으면 되지 왜 굳이 비싼 유리병사다 담았습니까?  


아니다 아니다 하지만


보기위한 겁니다  그리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겁니다  그런 마음이 더 크기에 모양찿아 병사고

진열장 만들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술을 담으면 내가 왜 담는지...... 이건 담아서 어디 쓸거고...... 이건 어디 주고.....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목적이 정해 졌으면 목적에 따라    재료를 병에 맞출것인가? (쓸만한 놈을 켈때까지 기다려서,,, 또는 구입해서....)


아니면 재료에 통을 맞출것인가? (큰 병 ,작은 병, 유리병 PT 병등.... 목적에 부합한 것으로...)



술을 담는 목적을 분명히 하면 그 순간 부터 용돈이 몇배로 늘어 납니다

산에 갈 경비 팍 팍 늘어 납니다


쓸데 없는 술 안 담게 되는거지요 ㅎㅎ



이제 겨우 터득한 겁니다


1. 병은 재료 채취 또는 구입 후 상태를 보아 거기에 맞는 것으로.... 1개씩 (박스째 구입하면

    단가는 낮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큰 낭비 입니다)



2. 재료는 약으로 쓸건가?    말건가?  판단에 따라 꼭 술로 담아야 하는것만 담으세요

   나머지는 말려둬도 되고 효소로  담은 후 걸려서  PT 병에 보관해도 됩니다



3. 눈으로 즐기고 싶어 담는다고요?

   이런 분들 일수록  재료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담으세요

   몇 년을 둬도 내용물에 변질이 없고....... 술의 색이 연하여 잘 보이는 것들로........  


   술에 담아두면 변하지 않느다고요?

   재료에 따라 보관 온도에 따라 술?..  변합니다  재료 변합니다 오래두면 펴질러 진 해파리

   마냥  번져나며 술 탁해지는 놈들도 있습니다



  담은지 이틀이면 내용물 보이지 않는 놈들도 있습니다

  구입해서 담기는 비싸니 담는 사람 잘 없겠지만 예전에 전 많이 채취하다 보니 차가버섯도

  술 담았습니다 그것도 모양 좋은 큰놈으로.....



?...엄메?..... 쓰바  .... 하룻밤만에 새카맣게 우러나 속 안보입니다 모양 좋은 놈 필요 없습니다

그럼에도 유리병 멋있는 놈 골라 담았습니다 돈 아깝습니다


적하수오? 모양 좋은거 구입하셨다고 요?  석달이면 속 안 보입니다  모양 좋아 봤자입니다

크기가 커야지 모양은 무슨.......  300g 이상짜리 크기 면 양대로 맞는 PT 병에 쓸어 담아도

술 잘 익습니다



천마?...  좀 오래 가지요   그래봤자 3년입니다 3년이면 속에 뭐가 들었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술 잘 익었나?  하고 뚜껑 한번 열어보면 2년도 안걸립니다


 그러니 재료의 특성을 알고  담아야 합니다 그래야 불필요한 낭비 없앨수 있습니다


4. 담는것 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처음 한 두병 담을때는 모르지만 열병 스무병 넘어가면 어따 둘겁니까?

   나중에 후회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한꺼번에 다 마실수도 없고 .... 남 다 퍼주기엔 좀 그렇고....


   그래서 장식장 하나 장만하고,,,, 또 장만하고....

   보관 할 곳을 염두에 두고 담으세요 담는 걸 줄이고 줄여도 술병은 늘게 되 있습니다

   왜 냐구요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작년에 켄 더덕 보다 훨 좋은 놈 케게 되거든요


   백수오도 훨 좋은것 케게 되거든요 그러니 남들 가졌다고 부러워 말고 천천히 천천히

   기다리며  산행하다 보면 더 좋은 모양 정말 담아도 될것 같은 놈 만나게 되면 그때

   담으세요 만약 술을 즐기자고 담아야 한다면 그냥 pt병에 담으세요



  특히 수년내 이사게획 있으신 분 절대 담지 마세요 꼭 필요 한 몇가지만 담고 이것 저것 마구

잡이 담아봐야 깨지기 쉬워 이사비용 따블 달라 할겁니다 그것도 해준다 하때 얘기지 전 아예

못한다고 해서 제가 직접 다 옮겼습니다

손수레에 몇병씩 실어나르느라  한달 걸려....



5. 인테리어 목적으로 담고자 하는 분은

  국내 술 담는 분들 거의 비슷 비슷합니다 그 모양이 그 모양입니다

 그러니 술 많이 담아 둔 전시장이나 식당등 찿아 다니며 보세요

 그리고 놓을 위치와 맞는지도 생각하시고........


 먼 훗날... 퇴직후 식당할때 인테리어로 쓸려구요?

 네.... 미리 준비 하셔야지요  조금식 조금씩 푼돈으로.... 부담가지 않게.... 

 대신 시일이 많이 걸리니 담는것도 느긋이 기다려 좋은 놈 만날때 담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결국 낭비하게 되고 후회하게 됩니다



끝으로....

저 역시도 오늘 술 한병거리 해 왔습니다

수많은 담금주가 있지만 노박덩쿨이 없어 한 번 담아볼까 해서요

노박덩쿨열매가 아니고 노박덩쿨이라 했습니다  약성으로 치자면 열매를 건조보관하는게 쓰임새도 많고 효능도 더 좋지요

하지만 열매가 달린 덩쿨은 그야 말로 눈요기용이지요


베란다에 걸어 놓고 곁 껍질이 벗겨져 빨간 열매가 가장 보기 좋을때까지 두고 볼겁니다 그리고 생각 할겁니다 진짜 담아야 할 것인지?  

내가 인테이러로 쓸일 없으니 결국 나 혼자 두고 볼건데 그 만한 가치가 있을련지....

재료가 내가 원하는 만큼 이쁘게 깝떼기 까질건지,,,ㅎㅎ



아무튼 있다고 퐁당 퐁당 하지 말고 한번 더 깊이 생각하시어  불필요한 낭비 없애 화목한 가정

이어가세요 들....

좋은 주말되세요


* 퍼다 주고 남은 빈병 보관도 힘들어 언제 떨이로 술병경매 한 번 해야겠습니다 ㅎㅎ